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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Sori/[기획] 소리정음

인생은 나그네 길

하나님나라를 꿈꾸는 우리는 모두 나그네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 이민을 선택한 분들은 이를 더욱 가깝게 느낄 것 같습니다. 2013년 10월 한국갤럽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이민을 심각하게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이 18%라고 합니다. (출처: 한국갤럽, www.gallup.co.kr) 이들은 선택 이후 어떤 삶을 살게 될까요? 이미 그 길을 걸어가신 분들에게 물었습니다. 


사진ⓒ이재웅(상명대98)



1) 나그네의 삶, 이민_하시용  2) 너 있는 곳에서 꽃을 피워라_전계도  3) 인생은 짧다 그리고 세상은 넓다_김진선  4) 부르신 곳에서 열심히 살아갈 뿐_엄현주  5) 모험으로 사는 인생_송민영


[소리] 8월호의 발행에 맞춰 <소리정음>의 글 일부를 공개합니다. 전문은 차후 공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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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을 생각하는 분들께



정든 고향과 조국을 떠나서 타국으로 이민을 간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 또한 이민생활의 범위와 경험이 제각각이어서 어느 한 가지 제안이나 경험담에 의존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민이나 이주를 생각하시는 분들께 내가 경험하고 지켜보았던 것을 근거로 몇 가지 주의할 사항을 말씀드리고 싶다.


무엇보다 이민이 한국 생활이나 현재의 삶에 대한 도피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앞에서 몇 가지 예들을 들었지만 그것은 빙산의 일각일 정도로 나그네의 설움이 많다.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땅은 한국이든 미국이든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낸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피난처가 되신 하나님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우리와 함께 하신다. 어떤 상황에 있든지 하나님을 피난처삼고 사는 것이 하나님나라 백성의 올바른 자세가 아닐까!


둘째로 이민을 생각할 때 자녀교육이 커다란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 한국의 교육환경은 말 그대로 지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미국에서의 교육이 아이들 위주이고 경쟁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무조건 미국에 온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샐 수 있다. 미국 중고등학교에는 마약과 폭력이 만연한다. 한국사람 넓게는 동양인으로서 겪는 차별도 만만치 않다. 종종 언론에 나오는 소위 성공한 인물들은 굳이 미국에 오지 않았어도 그만한 위치에 오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사람들일 수 있다. 무엇보다 자녀를 위해서 부모의 삶을 희생하는 것을 두고 조심스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셋째로 미국 이민이나 이주를 고려할 때 타국에서의 생계수단인 직업을 놓고 현실적으로 깊이 생각해야 한다. 평생 살 돈을 짊어지고 태평양을 건너는 경우가 아니라면, 당장 경제적인 어려움에 부딪칠 것이다. 미국의 주거형태는 자기 소유가 아니라면 사글세 임대주택이다. 지역마다 큰 차이가 있지만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방 두 개를 가진 임대주택의 월세가 250만 원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민을 생각하면서 미국에서의 생계유지 수단을 놓고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실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이것은 영주권 취득여부와 직결되기에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넷째로 가족과의 합의도 중요하다. 나의 경우 팔순이 넘으신 부모님을 한국에 두고 유학길에 올랐다. 귀국이 늦어지고 영주권 절차를 밟으면서 부모님 모두 소천 하셨고 장례식에도 참여할 수 없었다. 이민자들 대부분은 한국에 계신 가족들 특히 병약하신 부모님에 대한 죄송함 아니 죄책감을 갖고 산다.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이민을 앞두고 한번쯤은 생각해 볼 문제이다.





마지막으로 이민이야말로 상황의 인도하심이 절실히 필요한 것 같다. 이민을 놓고 말씀과 기도를 통한 하나님의 뜻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상황의 인도에 민감할 필요가 있다. 말씀과 기도 가운데 하나님께서 미국으로 보내신다는 분들과 가끔 상담을 하거나 이메일을 주고받기도 하는데, 얘기하다보면 믿음은 가히 산을 옮길 만하지만 산을 옮길 삽 한 자루도 손에 쥐고 있지 않는 안타까운 경우를 본다. 내 경우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민이야말로 상황을 통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중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길이 열리고 미국에서의 체류신분이 확보되어야 이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나친 환상을 갖고 이민을 선택하는 것은 금물이다. 뿌리를 옮기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하지만 우리의 앞길을 모두 알 수 없다. 한국에 살든 타국에 살든 믿음 가운데 하나님이 허락하신 인생길을 걸어갈 뿐이다. 그렇기에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이민자로 살아가는 것도 틀림없는 은혜요 축복이다. 이민을 통해서 나그네의 설움과 기쁨에 참여할 수 있고, 나그네 길을 가면서 순간순간 맞닥뜨리는 좋으신 하나님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 하시용의 <나그네의 삶, 이민>


















[소리] 215=2014.08+09

인생은 나그네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