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리 Sori/[기획] 소리정음

[‘빚’진 제자들] 청춘들에게 ‘빚밍아웃’을 권함_설성호

[소리] 2017년 다섯 번째 소리- 1011월호에 실렸던 글입니다.

 

[진 제자들] 청춘들에게 빚밍아웃을 권함

 

설성호 경희대 96

매일의 삶 속에서 '하나님나라'를 꿈꾸며 살아가는 하나님나라 운동가. '생명의 빛 광성교회' 목사로 사역하면서 돈 때문에 꿈을 잃는 청년들이 없도록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의 재무강사이자상담사로, “청춘희년네트워크의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장학재단] 고객님의 20xx1학기 학자금 대출 납입예정일이 xxxx일입니다.”

 

무심코 들여다 본 문자에 마음이 무거워졌던 경험. 지금 이 글을 읽는 학사들 중에도 이 같은 문자를 받았거나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이들이 많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그땐 알지 못했다. 한국사회에서 대학생으로 산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살아야 하는 것인지,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빈곤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우리에게 덧씌워질 대출상환이란 굴레에 대해서 말이다.

 

지난 10년 사이, 학자금 대출을 받는 대학()생의 수는 2006년 약 54만명에서 2016년 약 92만명으로 거의 2배가량 증가했다. 이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학자금 대출로 대학()에 다니고 있는데, 상환은 얼마나 이뤄졌을까?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2016년 학자금 대출 잔액은 118천억원. 12조원에 이른다.

 

12조원이라니. 사실 우리는 이게 어느 정도의 금액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만약 이 금액을 우리나라 국민 수 5천만명으로 나눠보면 어떨까? 그러면 각 개인당 24만원가량의 금액이 나온다. 다시 말하면, 지금 갓 태어난 신생아부터 죽기 직전의 100세 노인까지 한 사람도 빠짐없이 24만원씩 갚아주어야 상환이 완료되는 금액이다. 그것이 20~30대 청년들에게 남겨진 학자금 대출 잔액의 무게다. 과연 다 갚을 수는 있는 건가 싶다.

 

현장에서 청년채무자들과 재무상담을 하다 보면, 학자금대출은 기본이고 다중채무를 가진 이들도 많이 만나게 된다. 빠듯한 소득을 쪼개어 적게나마 부채 상환을 해보려하지만 이 금액으로는 상환완료가 이루어지기까지 10년 넘게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쩌다가 우리에게 학자금대출 상환이라는 짐이 부과된 것일까?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라는 책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한국의 20~30대는 대학을 필수적인 생애경로로 여기며, ‘대학이라는 시공간을 거친다. 대학에 입학함과 동시에 개개인은 가늠하기 어려운 거대한 경제규모를 생산하고, 이를 부채로 생산한다. 바꿔 말하면, 교육을 받고자 하는 이들에게 그 비용을 오롯이 개인의 빚으로 마련하라는 소리다. (중략) 이는 대학()생을 채무자로 만드는 것이자 새로운 빈곤층이 대학에서 출현하고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1)”

 



4년제 대학을 기준으로 졸업생들은 평균 1,321만원2) 의 빚을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우리에게 이 빚의 무게가 뼈저리게 다가오는 건 졸업 이후다. 상환의 압박이 시작된 탓이다. 취업의 벽은 높기만 하고, 매달 찾아오는 상환일에 맞춰 아르바이트도하고 절약도 해보지만 늘 돈이 부족하다. 재정적으로 여유가 없을 때 가장 먼저 식비를 줄이게 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식비를 줄이는 순간 우리는 빈곤감을 더욱 절감하게 된다. 게다가 더 이상 절약할 곳이 없다고 느끼면, 나가던 모임을 하나둘씩 줄이게 되고 점점 고립되기 시작한다.

 

그렇게 애썼음에도 연체 독촉(문자, 메일) 등을 받는 날엔 이대로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빚의 무게에 불안함이 엄습해오곤 한다. 뿐만 아니라 빠듯한 수입과 높은 취업준비 비용, 학자금 대출 상환에 대한 압박은 추가적인 생활채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신용, 저소득인 청년들이 돈을 빌릴 수 있는 곳은 고금리 대출시장 뿐이다. “청춘희년네크워크를 찾았던 한 청년의 경우, 졸업하고 꿈을 찾아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왔지만,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를 감당할 방법이 없어 신용카드에 의존해서 생활했다. 점점 밀려가는 카드 값을 갚아보고자 이것저것 아르바이트도 했으나 오히려 빚은 늘어만 갔다. 불과 2개월여 만에 신용등급이 10등급으로 떨어지고, 신용위기의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이 청년의 꿈은 빚에 잠식되어 갔다. 어디 이 청년 하나뿐이랴? 현장에서 상담을 하다보면 다양한 케이스를 만나게 된다. 그 중에는 IVF학사들도 있다. 그들에게서 발견되는 안타까운 공통점은 에 대한 고민을 나눌 곳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우리에게 덧씌워진 학자금 대출의 굴레빚 권하는 사회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 먼저 학생 채무자를 양산하는 거대한 사회시스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학에 갔다는 이유만으로 빚을 강요하는 이사회에는 문제가 있다. 우리는 이 사회에 책임을 물으며 바꿔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하지만 사회를 바꿔가려는 노력과 함께 당장 오늘도 살아야한다. 우선, 빚의 무게로 인해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말이 있다. 첫째는 너무 위축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어려워 보이더라도 용기 내어 직면하고 하나씩 방법을 찾다 보면 길은 있기 마련이다. 학자금대출 이외에 다중채무가 있더라도 어디에 얼마의 빚이 있는지 파악해나가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둘째, 빚은 혼자 고민할 것이 아니라 꺼내어 함께 고민할 때 해결방법도 찾아지더라는 것이다. 상담을 하다 보면 혼자 문제를 해결하려다가 오히려 악화된 상태에서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청춘희년네트워크에선 빚밍아웃(자신의 빚에 대해 오픈하고 함께 고민하자는 캠페인)’을 권하고 있다. 이두 가지만 해도 빚을 다루어갈 수 있는 준비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 준비가 되었다면 다음과 같은 지원제도와 기관들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별 지원제도

 

대학생 학자금대출 이자지원 제도

각 지역별로 대학생 학자금 대출 이자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아쉽게도 이 정책은 대학생들만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우리의 움직임이 제도를 바꿀 수 있음을 기억하자. 각 지자체에 민원을 넣을 수도 있고, 각 지역별로 운영 중인 청년정책네트워크3)’를 통해 지자체의 정책을 직접 평가하고 대안을 제시할수도 있다.

 

서민금융지원제도

 

대학생·청년 생활자금대출(신용회복위원회)

저신용·저소득으로 긴급자금 필요시 저금리대출이 어려운 대학생·청년층에게 생활자금대출 지원(연간 3백만원, 최대 8백만원까지 /금리 5.5%수준 / 상환기간 최대 5).

햇살론 생계자금(서민금융진흥원)

신용듭금 및 소득이 낮아 제도권금융 이용이 어려운 서민들을 대상으로 서민금융진흥원의보증부 대출(최고 1천만원까지 / 금리 10%초반/ 3년 또는 5년 매월 원금균등분할상환).

근로자 생활안정자금 대출(근로복지공단)

3개월 이상 근로중인 월평균 소득 239만원(세전) 이하인 근로자들 대상으로 혼례비, 의료비, 부모요양비, 장례비, 소액생계비 등을 저금리로 대출하는 제도(소액생계비 200만원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1000만원까지 / 2.5% / 1년 거치, 3년 매월 균등분할상환).

새희망홀씨(국내은행)

소득이 적거나 신용이 낮아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웠던 계층을 위해 별도의 심사기준을마련하여 대출해주는 은행의 서민 맞춤형 대출상품(최대 2500만원까지 / 6-10% 수준 /2020년까지 한시적 운영).

 

저금리 전환대출 제도

 

대학생·청년 햇살론고금리전환대출(신용회복위원회)

15%이상의 고금리채무를 부담하는 대학생·청년에게 신용보증을 제공하여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주는 상품. 신청일 기준 6개월 이전에 연 15%이상의 고금리대출을 받아 정상 상환중인 자로 대학()생이거나 연소득 3천만원 이하인 29(군필자는 31) 이하 성년자와 6개월 이내 대출연체일 수 90일 이하인자 신청가능(전환대출 원금 100% , 1천만원한도 / 5.5% 수준 / 거치기간 최대 4, 최대 7년까지 원금균등분할상환).

 

바꿔드림론(국민행복기금)

국민행복기금의 보증을 통해 신용도가 낮은 서민의 고금리대출(20%이상)을 은행의 저금리대출로 전환시켜주는 상품. 연소득 3천만원 이하 근로자(신용등급 무관) 신청가능(최대 3천만원, 고금리대출 원금범위 내까지 / 6.5~10.5% / 근로자 한정 최대 5년 원금균등분할상환).

 

햇살론 대환대출(상호금고-신협,새마을금고 등)

서민들의 고금리부담 해소를 위해 연이율 20% 이상의 고금리 채무를 정상상환 중인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보증부 대환대출. 연소득 3천만원 이하 또는 신용등급 6~9등급이면서 연소득 4천만원 이하인 근로자(3개월 이상 근로) 신청가능(1500만원까지 / 7% 수준 / 3년 또는 5년 원금균등분할상환).

 

채무조정제도


현재의 소득으로는 본인의 채무를 정상적으로 상환할 수 없는 채무자를 대상으로 채무를 일부 조정해주는 제도.

 

대학생·미취업청년에 대한 채무조정제도(신용회복위원회)

소득원이 없거나 불안정하여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 및 미취업 청년을 채무조정을 통해 재기 지원. 금융회사의 대출금을 3개월 이상 연체하고 대학()생 및 미취업 청년 신청가능. 대학() 졸업 시까지 채무상환을 유예, 졸업 후 미취업자에게는 구직 시까지 매 6개월 단위로 채무상환 유예(최장 4).

 

그 외 채무조정제도


구분

프리워크아웃

개인워크아웃

개인회생

개인파산

운영주체

신용회복위원회

신용회복위원회

법원

법원

대상채권

협약가입 금융기관(3600) 채권

제한 없음(사채 포함)

대상채무자

연체 30일 이상

3개월 미만 단기

연체자

연체 3개월 이상

연체자

과다채무상태인

봉급생활자

파산원인 해당자

채무조정

수준

연체이자 감면

약정이자 50%

, 원금감면 없 음, 최장 20년 분할상환

연체 및 약정이

자 감면, 원금 30-60%감면, 최장20년 분할상환

최대 5년 동안 소득에서 최저생계비의 150%를 제외하고 나머지를 채무상환

청산 후 전액 면책



채무조정 실행 중인 자에 대한 지원

한강론(신용회복위원회)

40세 미만, 신용회복지원 절차를 밟는 자 중 채무조정 변제금을 9회이상 상환한 자(최대 1000만원 이내 / 3%, 5년 분할상환).

소액금융지원(신용회복위원회)

신용회복지원을 받아 9개월 이상 또는 개인회생 2년이상 성실하게 채무상환을 하는 자(학자금 1000만원, 생활안정자금, 고금리차환자금 1500만원까지 / 3-4% / 5년이내 분할상환).

 

자산형성지원 제도

청년내일채움공제(근로복지공단)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청년근로자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로, 2년 동안 매월 125,000원씩 적립하면, 정부와 기업이 성과보상금 형태로 1600만원을 지급.

 매칭형 적립적금(각 지자체 별 운영)

저소득 청년의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제도로 매월 정해진 금액에 따라 2~3년 동안 적금형태로 적립할 경우, 자신이 적립한 금액의 2배에서 3배가량으로 돌려줌(서울시-희망두배 청년통장, 경기도 일하는 청년 통장, 부산·청년희망날개 통장 등).

 

알아두면 유용한 기관

- 서울시 복지재단(금융복지상담센터) : 부채상담, 회생 및 파산 상담

- 신용회복위원회(www.ccrs.or.kr) : 다양한 신용회복지원, 생활안정자금 지원

- 근로복지공단(희망드림근로복지넷) : 저소득 근로자 긴급자금대출, 자산형성 지원

- 국민행복기금(www.happyfund.or.kr) : 저금리전환대출

- 주택금융공사(www.hf.go,kr) : 전세자금 대출

- 대한법률구조공단(www.klac.or.kr) : 무료법률상담

- 청춘희년네트워크(www.youthjubilee.net) : 금융지원, 채무교육·상담

-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moneyhabit.kr) : 재무교육 및 상담

- 생명의 길을 여는 사람들(www.lifewayfund.net) : 저소득층 무이자 소액대출 지원

- 희년은행(jubileetogether.tistory.com) : 자조금융, 고금리부채전환대출, 주거비지원 대출

 

------------

1) 천주희,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 사이행성, 2016, p.21.

2) 잡코리아가 2015년 졸업생 1,095명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자료.

3) 청년문제해결을 위해 다양한 사회적 해법을 시도하는 능동적인 시민참여플랫폼. 서울지역이 가장 활발하지만, 다른 곳에서도 운영 중인 지역들이 있다.

 

-----

[''진 제자들] 중 세번째 연재글 <그리스도의 과 나의 사이에서>는 필자와의 협의에 따라 블로그에는 개제하지 않습니다. 구독자분들의 양해를 구합니다.

 

-----------------------------------------------------------

[201710월 넷째주 IVF학사회 블로그(소리지) 업데이트 계획]

1023(월요일) - [진 제자들] 청춘들에게 빚밍아웃을 권함_설성호

1025(수요일) - [진 제자들] 빚 권하는 사회에서 살아남기_김의수

1027(금요일) - [IVP 신간 소개] 모든 사람을 위한 신약의 기도 _톰 라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