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연애자소서] 이 사람일까요?_아내의 편지

Posted by GCF IVF GCF
2017. 4. 18. 13:41 소리 Sori/[연재] 소리지음

[소리] 2014년 두 번째 소리- 4월호에 실렸던 글입니다.

 

[당신의 연애자소서] 당신의 연애에 한선미-김효주 부부가 띄우는 상하고 상한 편지()

 

QUESTION:

 

이 사람일까요?

 


안녕하세요? 힘겨운 모태솔로의 시기를 거쳐 현재 달콤하게 연애 중인 28살 자매입니다. 저는 소개팅으로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났습니다. 첫눈에 반한, 뜨겁게 설레는 마음이라기보다는 차근차근 알아가니 볼수록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요. 저를 존중해주고 자상하게 대하는 그에게 점점 마음이 열렸습니다. 신앙이나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도 잘 맞고요. 그렇게 서로에 대한 호감을 확인하고 교제를 시작한 지 3개월 정도가 흘렀습니다.

 

그런데 왜일까요... 그토록 원하던 연애였건만, 연애를 하는 지금도 고민은 계속되더라고요. 아직도 제 마음 속에 이 사람이다!”라는 확신이 서질 않습니다. 크게 꺼려지는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저도 그에게 호감이 있긴 하지만, 과연 이게 사랑 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첫 연애라서 더 헷갈리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간 봐온 로맨스 영화와 드라마의 영향도 있겠죠.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원하는 건 아니지만 딱 내 사람이라는 확신이 생기지 않으니 답답한 마음이 드네요. 그렇다고 열렬한 감정이 있으면 그게 결혼의 확신으로 이어질지 그것도 미지수이고요.

 

이렇게 확신 없는 제 마음이 그에게 괜스레 미안합니다. 남자친구나 저나 이제 나이가 어느 정도 찼으니, 보다 진지한 만남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이 부분을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요. 두 분은 어떻게 연애를 시작하고 결혼을 결심하셨나요? 어떤 걸 고려하면 저에게 확신이 찾아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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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미한성대99

캠퍼스 간사 6년을 포함, 20대를 고스란히 IVF에서 뒹굴 거리다가 지금은 살림과 육아에 전념 중이다. 2002년 착하고 성실한'' 알았던 형제를 만나 열심히 싸우고 화해하고 사랑하고를 무한 반복하다 그만, 2007년에 결혼까지 해버린 상태다. 하루에 4만 마디쯤은 거뜬히 하고 뜨개질, 바느질, 독서 외에도 각종 오지랖을 넓혀가고 있는 아줌마.

 

Answer:

 



 

그렇죠. 맞아요, 저도 많이 했던 고민이에요. “이 인간에게 정말 내 인생을 통째로 걸어도 되는 걸까?”, “얘랑 결혼했는데 나중에 더 완벽한 인간, 진짜 사랑이 찾아오면 어쩌지?”하는 고민 말이죠. 그런데 이렇게 결혼해서 아이까지 낳고 살게 된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우리가 함께했던 6년이라는 청춘이 아까워서였어요. 두 번째 이유는 내가 나랑 결혼해서 살지 않는 이상, 내 맘에 쏙 드는 사람은 이 세상에 거의 없다는 깨달음이었지요. 그러니 결국 계속해서 이해하고 설득하고 싸우고 화해하며 살아가기로 선택한 거죠. 또 하나, 세 번째 이유!

엄청난 결격 사유가 있지 않은 한 그 놈이 그 놈이다라는 생각. 하하하. 생각보다 별 거 없죠? 결혼에 골인한 커플들에게 물어보세요. 정신 차려 보니 신부 입장 하고 있더라는 사람 들이 꽤 많을 걸요?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사람, 하나님이 예비해두셨다는 바로 그 인연을 만나고 싶어 해요. 그래서 그런 사람이 나타나는 순간 갑자기 벽에 글씨가 막 써진다거나, 그 남자 이마에 나만 알아 볼 수 있는 표식이라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러나 하나님은 그렇게 말씀해 주시지 않는 것 같아요.

 

다그닥 다그닥 백마를 타고 다니면서 바람결에 흩날리는 머리칼을 쓸어 올리는 왕자님이 어딘가에 살고 있긴 하겠죠. 내게 그런 왕자님을 충분히 주실 수도 있었겠지만 하나님은 백마 탄 왕자님 대신 오징어 남편을 주셨어요. 저는 하나님의 뜻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해요. 어딘가에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왕자님을 찾느라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을 의심 가득한 눈빛과 못마땅한 눈초리로 혀를 끌끌 차며 훑어보기 보다는 하필 이 타이밍에 내 눈 앞에 주신 남자, 이 남자를 사랑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아요. 어쩌면 우리가 어딘가에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며 두려움과 염려로 찾고 있는 완벽한 남자는 사실 조건의 완벽함, 내가 원하는 더 나은 환경은 아닐까요? 크흐.. (가슴에 손을 얹고 진지하게 생각해봅니다.)

 

 

자매님, 28년이라는 세월 동안 전혀 모르고 지냈던 남자와 사랑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석 달 전의 그 선택의 날을 떠올려 보세요. 생판 남으로 지냈던 28년을 뛰어넘을 정도로 그형제가 보여준 자상함, 또 거기서 느낀 따뜻함, 짧은 대화였지만 우리가 잘 통한다는 그 희열이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은 아닐까요? 사랑이란 옷장에는 옷이 많아요. 어느 날은 뜨거운 열정으로, 어느 날은 소박한 선물로, 어느 날은 아무 말 없이 곁에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라는 다양한 옷을 갈아입으며 사랑은 자라가요.

 

제가 자매님이 했던 똑같은 고민의 종지부를 찍은 날 밤이 떠올라요. 더 이상 의심하지 않고 더는 왕자님을 찾지 않고, 지금의 남편과 인생의 모험을 시작해보리라 결심했던 그날 밤. 저는 그에게 전화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을 못 믿어서 미안해. 고맙고 사랑한다.”라고 말이죠. 이 글을 쓰면서 남편에게 그날의 일을 물어보니 진짜로 그런 일이 있었냐며 놀라네요. 자꾸 정말? 정말? 정말?”이라는 말만 되풀이 합니다. , 내가 정말 이런 사람과 살고 있다니... 남자는 여자의 응원과 신뢰를 받아먹고 더욱 더 멋진 사람으로 성장해 간다고 해요. 아니, 어쩌면 우리가 의심과 두려움의 렌즈를 벗고 사랑과 믿음의 렌즈로 바라볼 때 우리가 보지 못했던 더 멋진 모습이 발견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 자매님, 그러니 이제 그를 붙잡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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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4월 셋째주 IVF학사회 소리지 업데이트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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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목요일) - [당신의 연애자소서] 이 사람일까요?_남편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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