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VF/IVP

[시심 2월호 영혼의 창] 우리는 돈에 대해 무엇을 말할 수 있나 - 한병선


우리는 돈에 대해 무엇을 말할 수 있나 - 한병선


어 느 날 밤에 갑자기 전화가 왔다. 대학 때 선교단체를 함께했던 선배였다. 아주 친한 분도 아니고 그저 알고 있던 선배였는데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 어떻게 보면 적은 돈이었지만 나에게는 여윳돈이 없었다. 한마디로 내 코가 석자였다. 그분은 어떻게 해서든 돈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달 말에 갚겠다고.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두 가지 마음이 들었다. 하나는 참 절박하다는 느낌이다. 그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얼마나 절박하면 이럴까란 안타까움이 들었다. 사방을 둘러봐도 도움 받을 곳이 없었기에 나에게 전화를 했을 것이다. 나 역시 살아가면서 그런 경우를 겪었고 힘들게 고비를 넘긴 적이 있었기에 얼마나 절박한 상황인지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이 선배에게 돈을 빌려준다 한들 답이 나올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분에게 근본적인 문제가 있지 않을까? 그래서 이 돈을 준들 반복적인 상황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부탁을 거절하기에는 너무 마음이 불편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러면서 돈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기독교인이라는 말로 돈에 대해 자세히 아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그냥 열심히 일하고 그 돈으로 정직하게 살고 나머지 돈은 좋은 곳에 쓰고,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하였다.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는 가치나 의미 있는 삶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삶을 지향해야 한다고 배웠다. 그런데 막상 사회에 나와서 살다 보니 돈이 너무나 중요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제야 사람들이 왜 돈에 목을 매는지, 왜 어른들이 그렇게 ‘돈돈돈’ 하는지 조금은 알았다. 그래도 돈의 흐름에 빠른 사람이 아니어서 재테크를 하거나 땅이나 집을 보러 다니며 시세 차액을 통해 이득을 내고 하는 일들에 참 서투르다. 사회생활을 한 지 2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 이런 돈의 줄기를 찾는 것이 어색하다.





우리가 살아갈 때 얼마의 돈이 언제 필요할까? 현대사회에서 이제 돈은 그냥 품위를 유지하는 도구가 아닌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큰 힘이 되어버렸다. 옛날처럼 없어도 살고 있어도 사는, 서로 돕는 공동체가 존재하지 않기에(그때는 누가 굶고 있는지 서로 알고 십시일반으로 사람을 살렸다.) 우리는 더욱 돈의 위용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돈을 주시는 분임은 너무도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도깨비방망이처럼 이용하려는 마음을 간절히 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현대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이 절박하다는 말일 것이다. 




성경에서는 돈에 대해 어떤 것을 볼 수 있을까?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보면 소출이 많아 더 큰 창고를 지어야 하는 행복한 사람에게 어리석은 자라고 한다. 지금으로 치면 주식으로 돈을 번 사람 혹은 매달 현금이 들어오는 임대업자처럼 계속해서 돈이 돈을 벌어대는 그런 행운아를, 성경은 아주 적나라하게 어리석은 자라고 한다. 참 하나님은 세상의 상식과 다른 말씀을 하시는 분이다.



이제 우리는 돈에 대해 알아야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냥 무심히 살기에는 돈이 우리에게 너무 많은 힘을 발휘하고 있다. 별생각 없이 돈의 노예가 되기 딱 좋은 상황이 될 것이다. 그래서 그 족쇄에 갇혀 벗어나지 못하는 삶의 형태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제 나는 돈에 대해 뭔가를 말해야 한다. 그 무섭고 두려운 마성의 힘에서 벗어날 하나님의 방식에 대해 될 수 있으면 빨리 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