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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F/IVP

일상을 성소로 만드는 깊은 기도 - 정모세

일상을 성소로 만드는 깊은 기도 


묵상기도 

Sanctuary of the Soul: Journey into Meditative Prayer 

리처드 포스터 지음|김명희 옮김|4*6 양장 192면|10,000원 






묵상 기도

저자
리처드 포스터 지음
출판사
IVP | 2012-06-05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세계적인 저술가이자 영성가인 리처드 포스터가 하나님께 귀 기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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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영성 훈련의 대가로 널리 인정받는 리처드 포스터가 우리에게 묵상 기도를, 아니 묵상 기도의 기쁨을 알려주기 위해 책을 썼다. 이 책의 원제는 “영혼의 성소”인데, 이는 모든 성도에게 약속된 하나님의 임재를 누리는 시간과 내면의 장소를 일컬을 것이다. 포스터는 묵상 기도를 통해 그러한 영혼의 성소를 마련하라고 권유한다. 



묵상 기도는 잠잠히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여러 가지 좋은 것을 직접 누리는 기도다. 포스터는 책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서, 묵상 기도를 위한 기초(1부), 묵상 기도의 세 단계(2부), 실행을 위한 실제적 조언들(3부)을 제시한다. 그리고 각 부를 마칠 때마다, 자신이 겪었던 기도의 생생한 순간들을 이야기해 주면서 기도한다는 것이 정말로 어떤 것인지를 전달한다. 




1부 “묵상을 위한 기초를 쌓다”에서는 먼저 묵상 기도의 근거가 되시는 말씀하시는 하나님에 대해 성경을 토대로 이야기한다. 성경을 쭉 따라가면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분이심을, 그래서 우리가 들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1장). 


그리고 묵상 기도가, 무엇보다 “마음”에서 하나님이 일으키시는 일로, 우리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변화로 이어짐을 밝힌다. 마음이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어가는 과정이 바로 묵상 기도다. 우리는 거듭나고, 새로운 관계 속에 들어가며, 그때 드디어 기도하기 시작한다. 비록 불안정하고 오히려 더 힘들기도 하지만, 구하고, 귀 기울이고, 순종한다. 그러한 가운데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을 배워간다. 포스터는 이것을 “예수님과의 친밀한 우정 관계”라 일컫는다(2장). 


이어서 포스터는 묵상 기도에서 상상력을 발휘하라고 제안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이성에 대해서도 그러하시듯, 우리의 상상력도 성화시켜 사용하실 수 있다. 그러한 대표적인 방식으로 성상(icon)을 이용하는 것과 무엇보다도 ‘렉치오 디비나’(영적 독서)를 예로 든다. 이를 통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가 “주님의 얼굴 앞에” 서는 훈련을 할 수 있다(3장). 




2부에서는 묵상 기도의 세 단계를 말한다. 묵상 기도는 집중에서 시작한다. 집중이란 우리가 있는 곳에 머무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 있는 곳에 머무는 것은 당연한 일인 듯 보이지만, 이 복잡하고 산만한 일상 속에서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매우 낯선 일이다. “묵상을 하려고 시도하는 첫 15분은 실로 전쟁 같은 시간일 것이다.” 그러나 그 시간을 통해 우리의 산만함 자체를 인정하고 그 모든 상황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게 되고, 죄를 고백하고 회개하게 되며, 우리의 길과 전혀 다른 하나님의 길을 감지하며 인정하게 된다(4장). 


다음 단계는 “주님을 바라보기”로, 내적으로 꾸준히 하나님의 보좌를 응시함으로써 하나님의 임재에 사로잡히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한 좋은 방법으로는 창조세계 속에서 하나님의 영광의 임재를 발견하기, 예배 음악 이용하기, 그리고 침묵이다(5장). 


집중과 주님을 바라봄을 거쳐 이제 듣는 기도로 들어간다. 하나님의 말씀과 그분의 움직임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포스터는 그분의 자녀로서 또 양으로서 우리가 하나님의 살아 있는 음성을 분별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나님 음성의 영향력, 그 음성에 담긴 마음, 또 음성이 들려주는 내용으로 그 음성을 분별할 수 있는데, 이를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고 한다.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통해 하나님이 주시는 온갖 좋은 것을 얻고, 그리하여 로렌스 수사처럼 복잡다단한 일상으로까지 하나님의 임재를 이어가는 것이다(6장). 



3부는 묵상 기도 실행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다룬다. 우리는 온갖 정보의 홍수 속에서, 스마트폰의 광대한 그물망 속에서 산다. 하지만 때로는 미디어 금식 같은 방식을 취할 필요도 있다. 포스터는 우리에게 시를 사용해 보라고 하고, 「영적 훈련과 성장」에서 제시한 “손바닥 아래로, 손바닥 위로” 방식에 이어 이 책에서는 “뚜껑을 열기” 방식을 가르쳐 준다(7장). 


좀더 깊이 들어가는 기도에서 우리는 영적 실재에 더 민감해지는데, 그중 일부는 우는 사자처럼 우리를 삼키려 하는 사탄과 마귀들이다. 이 장은 그 세력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조언해 준다. 우리는 하나님과 예수님을 기억함으로써, 그 세력들이 창조된 존재이며 예수님에 비할 수 없는 무리일 뿐임을 알고 그들을 인식하되 과도하게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시험을 당하시고 이기신 예수님께로부터 어떻게(말씀을 통해) 악을 이겨야 하는지를 배워야 한다. 그리고 포스터는 우리에게 무속 의식, 귀신들린 자, 사탄, 보호하는 기도에 대해 짧고 간단한 조언을 해준다. 하나님의 능하신 손 아래에서, 믿음을 굳건하게 하여 마귀를 대적해야 한다(8장). 




마지막 장에서는 많은 이가 궁금해하는 질문들에 하나하나 대답하면서 묵상 기도를 실제로 시도할 것을 격려한다.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기도 하고, 질문자의 상황에 대한 맞춤 해법을 제시하기도 하면서, 예를 들어 묵상 기도의 시간과 장소와 자세 같은 것들에 대한 지혜를 나눈다. 다만 그 대답이 매우 구체적이어서 결국 독자 자신이 적용을 궁구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9장). 


포스터는 묵상 기도라는 기나긴 여정을 돕고자 이 책을 썼다. 그는 그 여정 가운데 어떤 놀라운 일이 생기리라고 확신한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그리스도의 형상으로 변화되는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향해 팔을 활짝 펼치고 계시기에, 예수님을 통해 영혼의 성소, 하나님의 마음으로 들어가 마음껏 하나님을 그리고 그분이 주시는 온갖 좋은 것을 누리라고 초청하면서 책을 마친다(맺는말). 


이 책은 매우 실용적인 여행안내서와 같다. 듣는 기도를 실행하도록,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으로 그리고 영혼의 갈망을 자극하는 담백한 서술로 우리를 안내한다. 맛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 진수성찬을, 정상에 올라가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그 장관을 우리에게 그려 설명한다. 묵상 기도를 이미 경험한 사람이라면 바쁜 삶 속에서 제쳐 두었던 그 깊은 듣는 기도를 다시 회복하라는 이야기를 이 책에서 들을 것이고, 아직 묵상 기도를 해 본 적이 없다면 이 책의 도움으로 그 첫 발걸음을 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맛보아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결국 먹고 맛을 즐기고 힘을 얻는 게 중요하다. 포스터는 묵상 기도의 시간에 대해 5-10분 정도가 한계점인 사람이 있을 것이고 어느 정도 훈련을 거치면 30-40분이 편안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하지만, 일단 충분한 시간을 두고 묵상 기도를 맛보는 게 필요다. 기도원에 가든지, 교회나 집에서 하든지, 마음먹고 한두 시간 이상을 기도할 때라야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기도에 투자해야 한다. 우리의 여유 없는 삶은 우리의 기도를 십중팔구 그만큼 얄팍하게 만든다. 기도에 관한 모든 책이 그렇듯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정모세

IVP BOOK NEWS 
2012년 7-8월 호 (통권10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