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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계신 하나님, 구애하시는 하나님 - 이지혜

숨어 계신 하나님, 구애하시는 하나님 




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 

Disappointment with God 

필립 얀시 지음 | 김성녀 옮김 | 신국 340면 | 13,000원 



■ 책 소개 

실망과 회의의 순간, 우리의 마음을 파고드는 세 가지 질문! 

교회에서 배운 하나님에 대한 개념들로는 설명하기 힘든 부조리한 현실은 우리 내면에 하나님에 대한 깊은 의심과 실망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 안에는 이런 질문들이 자리잡는다. 

하나님은 과연 공평하신가? 
하나님은 침묵하시는가? 
하나님은 숨어 계시는가? 



자타가 공인하는 회의주의자의 멘토 필립 얀시는 이 책에서 회의주의자를 괴롭히는 이 세 가지 질문을 누구보다 더 솔직하고 깊이 있게 탐구한다.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답을 가르치는 대신, 그들과 함께 고민하며 답을 찾아간다. 그리고 다양한 사례와 성경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단지 우리의 고통이나 문제의 해결책에만 집착하지 않고 하나님 그분 자체를 바라보도록 안내한다. 우리와 함께 고통당하시며 사랑이 거부당할 위험까지도 기꺼이 감수하시는 하나님을 볼 수 있도록 우리의 시야를 넓혀 준다. 


■ 서평

며칠 전, 13년 지기에게서 전화가 왔다. 수화기 너머의 친구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하나님을 다시 찾고 싶다고. 10년 전, 그 친구는 하나님께 짙은 실망감을 느꼈다. 하나님은 그의 간절한 기도에 침묵하셨고, 가정 형편까지 기울어졌다. 가정 형편이 기울수록 친구의 어머니는 헌금과 기도 생활을 더욱 열심히 했지만, 하나님은 더 깊게 침묵하셨다. 배신감과 실망감이 치밀었다. 이런 하나님을 계속 믿어야 할까! 그는 하나님과 그 사이에 견고한 벽을 둔 채 10년을 흘려보냈다. 




리처드, 당신도 내 벗처럼 실망감을 느꼈군요. 

휘튼 대학에서 공부 중이던 리처드는, 자신이 쓴 욥기에 관한 논문을 출간하기로 했다. 그런데 출간 준비를 하던 1년 6개월 동안 리처드에게-부모님의 이혼, 약혼녀와의 파혼, 구직 실패, 확신할 수 없는 하나님의 존재, 우울증까지-자신을 잡아먹을 것 같은 사나운 파도가 휘몰아쳤다. 그는 하나님께 확실한 인도하심을 갈구했지만, 매번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저는 버림받은 느낌이었어요. 마치 하나님이 제가 넘어지는 걸 보려고 저를 끌고 다닌 것 같았죠” (45쪽). 하나님은 욥에겐 응답하셨지만, 그에게는 굳게 침묵하셨다. 리처드는 내 벗처럼 하나님에게서 돌아서는 회심을 하고 말았다. 그들이 구했던 간절한 기도의 결과는 지독하게 쓴 배신감으로 돌아왔다. 하나님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나 또한 침묵하시는 하나님을 만나보았기 때문일까, 이런 리처드와 내 벗이 조금은 이해가 됐다. 



하나님, 솔직한 질문을 드려 봅니다. 

간절한 기도에 반응 없는 하나님을 경험해 본 이들이라면, 리처드의 ‘하나님께 대한 실망감’이 어느 정도 공감된다. 필립 얀시는 그런 리처드를 보며, 하나님은 불공평하신가? 하나님은 침묵하시는가? 하나님은 숨어 계시는가? 라는 솔직한 질문을 던진다. 난 이 질문 자체만으로도 속이 시원해졌다! 이런 물음, 누구나 품지만 어떤 곳에서도 꺼내 놓기 어려운 질문이기 때문이다. 




하나님, 구애하는 당신을 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직접 말씀하시고 인도하셨다. 하나님의 분명한 인도하심은 즉각적인 순종이 따라야 했기에, 자유는 찾아볼 수도 없고 믿음보다 말씀대로 움직이는 순종이 우선시됐다. 그래서인지 하나님이 그들에게 사랑을 원하셔서 하신 일들은, 믿음 없이 껍데기 순종만으로 반복되고 있었다. 불분명한 인도하심이 리처드나 내 벗에게는 상처였지만, 그들에게는 분명한 인도하심이 상처였다. 

하나님도 상처를 받으신 걸까. 분명하게 인도하시던 하나님이 점점 뒤로 물러서신다. 숨으신다. 그리고 우신다(142쪽). 왜? 그분이 바라시는 것, 사랑은 절대 힘으로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분은 굴종이 아니라 사랑을 원하시는 왕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성육신과 사랑 그리고 죽음이라는 느리고도 힘든 길을 택하셨다. 하나님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방법까지도 바꾸셨다! 

“그분은 우리가 만지고 냄새 맡고 듣고 볼 수 있는 하나님이었다.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본 것이다’라고 예수님은 담담하게 말씀하셨다”(133쪽). 숨어 계신 하나님이라면 성육신 사건은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하나님은 불공평이라는 문제에 말로 답변하시지 않고 성육신으로 몸소 우리를 찾아오셨다”(236쪽). 여인의 몸에서 태어나심부터 십자가 사건까지, 가장 불공평한 물리적 현실을 직접 겪으셨다. 그분이 십자가를 지실 이유는 없었다.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에 자발적인 불공평을 겪으셨던 것이다. 예수님은 살과 피를 가진, 우리와 같은 존재가 되어 또 다시 사랑을 원하셨다. 

하나님은 사랑이 많으신 분이 아니었다. 사랑 그 자체셨다! 하나님은 고갈되지 않는 사랑을 태초부터 지금까지 한량없이 부으시고 또 부으신다. 이런 하나님께 구애(求愛)의 하나님이라는 별명을 지어드려도 될까. 



유부녀지만, 또 다른 연인이 있습니다. 

나에게 자꾸만 연애를 걸어오는 이가 있다. 꽤 오래되었는데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공존의 삶을 살고 있다. 나의 낭군과 나, 그리고 또 다른 연인. 오해마시라. 바람은 아니다! 사실 내 연인은 당신과도 연애 중일지 모른다. 

“하나님은 우리가 선택의 여지없는 아기처럼 무력하게 매달리는 사랑이 아니라, 연인처럼 자유롭게 내어 주는 성숙한 사랑을 하기를 바라신다. 하나님은 늘 우리에게 ‘연애’를 걸어오신다” (188쪽). 

나의 또 다른 연인은 하나님이라는 꽤 매력적인 분이다. 침묵하시는 하나님이셨다면 ‘연애’를 걸어오진 않으셨을 것이다. 내 연인 되신 하나님은 리처드에게도 내 벗에게도 연애를 걸어오셨다. 단지 그들이 원하는 방식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의 벗은 하나님의 연애 방식을 조금은 눈치 채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리처드의 오늘이 궁금하다. 하나님의 구애를 여전히 거절하고 있을까? 




1988년의 필립 얀시가 25년 후의 오늘을 사는 나에게 알려준 실망감 퇴치 팁 


“하나님이 뒤로 물러서신다. 숨으신다. 그리고 우신다. 왜? 왜냐하면 그분이 바라시는 것은 절대 힘으로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분은 굴종이 아니라 사랑을 원하시는 왕이다. 그래서 예루살렘과 로마와 세상적인 모든 권력을 힘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성육신과 사랑 그리고 죽음이라는 느리고도 힘든 길을 택하셨다. 바로 안으로부터의 정복이었다”(142쪽). 


“우리가 눈에 보이는 증거를 계속 요구한다면 영원히 실망할 수도 있음을 각오해야 한다. 진정한 믿음은, 우리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기로 결심하는 것이지, 하나님이 우리의 뜻대로 해주시도록 조종하는 게 아니다”(314쪽). 



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

저자
필립 얀시 지음
출판사
IVP | 2013-04-27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실망과 회의의 순간, 우리의 마음을 파고드는 세 가지 질문!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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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평화의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 알콩달콩 깨가 쏟아지는 새댁이자, 서너 살 아가들과의 소꿉놀이에 행복해하는 전도사(목동교회 유아부)로 일상을 걷고 있다. 

IVP BOOKNEWS 
2013년 5-6월 호 (통권110호)